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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와 성장주?

1. 가치주: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수익

가치주란 현재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어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주식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저평가 우량주’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가치주는 주가 변동성이 낮고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치주는 성장주에 비해 현금이나 부동산 같은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위기가 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금융·산업재·소재·에너지업종에 포함되는 많은 전통적 업종 기업들이 가치주로 분류됩니다.

가치주는 고수익을 기대하는 것 보다 안정적인 성장세 유지를 기반으로 한 장기적인 수익을 원하는 성향의 투자자들이 선호하곤 합니다.

2. 성장주: High Risk, High Return

성장주란 성장률이 높은 기업의 주식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큰 주식 종목, 또 현재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는 않으나 앞으로 신제품 · 신기술 등을 통해 큰 성장과 수익이 기대되는 주식을 말합니다. 성장주는 미래에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현재의 가치 보다 주가가 높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미래에 이익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가가 이를 미리 반영하게 됩니다. 기업 이익이나 자산 가치 대비 시장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만큼 변동성 또한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가치주는 폭등하진 않지만,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10년 넘게 꾸준히 오릅니다. 성장주는 보통 수 배, 혹은 수십 배씩 한방에 오르고 10년 동안 숨을 고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종목이 가치주고 성장주인데? 라고 묻는다면 명확한 정답이 없습니다. 둘을 나누는 데 주가수익비율(PER·Price-to-Earning),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to-Book Value Ratio) 같은 재무·회계적 지표가 흔히 쓰이긴 하지만, 둘을 나누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가치주는 *PER, PBR이 낮지만 성장주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성장주 대표 주자인 테슬라는 PER이 781배에 달하고 넷플릭스(78), 아마존(91), 엔비디아(98) 등 대부분 성장주는 PER 70쯤은 쉽게 넘습니다. 전통 가치주인 코카콜라(28), 뱅크오브아메리카(13), 아메리칸익스프레스(28) 등의 3배 이상입니다.

성장주였던 주식이 시간이 지나 가치주로 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과거 우리 경제를 성장시켰던 건설, 무역, 금융, 자동차 등은 그 때는 성장주이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해당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 중 펀더멘털이 괜찮은 일부만 가치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바이오, 2차 전지, 인터넷 포털, 게임을 성장주로 봅니다.

가치주 VS 성장주의 역사

성장주와 가치주는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면서 투자 기법이 보다 정교해짐에 따라 본격적으로 투자 스타일을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술, 마케팅, 경영 기법의 발전에 힘입어 일부 기업들의 이익이 시장 대비 빠르게 성장하며 성장주라는 개념이 더욱 대중화되었습니다.

1. IT버블 시기

장기적으로 보면, 가치주와 성장주는 번갈아가며 시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성장주 전성시대는 1998~2000년 IT버블 시기입니다. 같은 기간 가치주는 약 30%의 누적 성과를 보인 반면, 성장주는 약 80%의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IT버블이 붕괴되며 성장주 주도 장세는 급격히 반전됐습니다. 하루 아침에 투자자들은 미래의 성장성보다는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기업들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

그렇게 가치주 위주의 장세가 계속되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시장의 분위기는 다시 한 번 뒤집힙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주도의 투자 확대로 각광받던 가치주가 금융위기 이후 공급 과잉 및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저금리 환경에서 프리미엄을 받는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이러한 트렌드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주도주가 어떤 것이 되느냐는 기본적으로 거시경제학적 변수(경기, 금리, 기업 이익, 변동성 등)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저금리 환경에서는 투자금 조달비용이 낮아지며 투자를 많이 하는 성장주에게 유리합니다. 또한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환경에서는 성장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며 성장주의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금융, 산업재, 소재 등 비즈니스 모델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주의 경우에는 실물경기가 반등하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될 때 좋은 성과를 보입니다. 실물경기를 가장 빠르게 자극할 수 있는 재정정책이 기대될 때 가치주의 강세가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3. 일시적 전환

장기적인 트렌드 속에서도 일시적으로 일부 정책이나 경제지표가 부각되는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주도주 전환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2008년 이후 지속된 성장주 강세 추세 속에서도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이 기대되던 2016년 말,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졌던 2018년 하반기, △시장금리가 저점에서 반등하던 2019년 9~10월 등은 가치주가 일시적으로 성장주의 성과를 상회하는 구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증시에서 가치주에 주목하는 것은 장기적인 흐름일까요? 일시적인 전환일까요? 가치주 주도의 시장이 대전환인지 일시적 전환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영국 경제분석회사인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존 히긴스 투자전략가는 “코로나 소외주의 강세는 화이자 백신 기대감뿐 아니라 실물 경제가 예상과는 달리 탄탄한 점을 반영한 것”이라며 “가치주(코로나 소외주)로 대전환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비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 공동차업자 폴 히키는 "결국은 가치주와 성장주의 밀고 당기는 혼조세 가운데 코로나19가 결정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면 가치주 위주의 장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반면, 대신증권에 따르면 가치주에 대한 선호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 2021년 영업이익, 순이익 실적 기여도와 이익전망 추이를 보면 여전히 성장주 우위라는 의견입니다. 가격 조정 이후 펀더멘털 개선세가 지속되는 성장주, 수출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가치주의 강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으나 추격매수는 자제하기를 권합니다.

또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가 전무후무한 평균물가 목표제를 도입함으로써,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 예측됩니다. 이는 성장주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여 성장주 주도의 장기적인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뒷받침합니다.

가치 투자는 죽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치주는 성장주에 참패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가치주 849개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러셀1000 가치주 상장지수펀드(ETF)'와 성장주 445곳을 모은 ‘아이셰어즈 러셀1000 성장주 ETF’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3%, 26%입니다. 5년 수익률은 49%, 138%로 성장주의 수익률이 3배 정도 높습니다. ‘가치 투자 종말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가치투자전문가들은 "가치 투자의 시대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국내 1세대 대표 가치투자자인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가치 투자라는 건 주가가 오를 타이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멘텀 투자의 반대말입니다. 시장이나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기업 내부 가치와 가격을 따져 투자하는 게 곧 가치투자의 정의죠.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도 사실은 기업 내부 가치나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따져 보고, 지금 주가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치 투자의 성격 있는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가치 투자가 죽지 않았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일까요. 일부 전문가는 가치 투자 실적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가 기업 가치를 매기는 방식, 즉 ‘가치 있는 기업’을 골라내는 방법이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특히 그 중심엔 재무제표엔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기업문화, 브랜드 가치, 소프트웨어 같은 ‘무형 자산’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식의 가치를 판단할 때 무형 자산을 고려하는 비율이 대략 10~20%에 불과했습니다. 공장, 자본, 기계설비 등 눈에 보이는 유형 자산이 중요했죠. 그래서 PER이나 PBR을 통해 그 기업에 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 내부 혁신 문화, 브랜드 가치, 정보기술(IT) 시스템 등 장부에 적히지 않는 무형 자산을 과거보다 4배쯤은 더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가치들이 기업의 미래 성장·생존 가능성과 연관이 더 깊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에도 끄떡없는 아마존의 물류망, 테슬라의 자율주행차 기술 및 이를 향한 CEO(일론 머스크)의 신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집요한 사업 체질 개선 등의 무형자산은 회계장부엔 어떤 방식으로든 반영돼 있겠지만, 그 가치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이런 가치를 포함하지 않는 가치 투자자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처럼 PBR, PER이 낮은 싼 주식을 사서 마냥 오르길 기다리며 장기보유하는 식의, 시대에 뒤떨어진 가치 투자로는 더이상 돈을 벌 수 없게 된 것이죠.

화이자 백신 개발 소식 이후 자금은 가치주로 조금씩 흘러들어가고 있습니다.(아이셰어즈 러셀1000 가치주 ETF는 지난 한 주 6.5% 올랐다.) 그래서인지 조심스럽게, 가치주의 시대가 돌아오리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가치주와 성장주의 격차는 지금 10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상태다. 역으로 생각하면, 100년 만의 가치 투자 적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의 가치 투자는 단순히 투자 기법보다 훌륭하고 매력적인 회사를 골라 적절한 가격에 투자한다는 가치투자의 근본적인 정의에 주목합니다. 그러면서 가치주와 성장주의 구분이 크게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성장주라고 해서 가치주가 되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MSCI의 성장주·가치주 지수에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합리적 가격의 성장주, GARP

이렇게 가치주와 성장주의 구분이 모호해지면서 최근 증권가에서는 ‘합리적 가격의 성장주(GARP: growth at reasonable price)’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GARP로 불리는 이 종목군은 밸류에이션이 과도하지 않으면서 성장성이 있는 기업을 말합니다. 즉, 가치주와 성장주의 교집합에 존재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이는 ‘펀드매니저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가 고안한 투자법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피터린치는 GARP 투자 방식으로 매년 29% 수익률을 13년 (1977~1990) 동안 유지했습니다.

"최고의 기업과 최고의 주식은 전혀 다른 말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소형주 투자의 개척자 랄프 웬저도 GARP를 이용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규모는 작지만 재무구조가 튼튼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 중 GARP를 발굴 하였습니다.

성장주에 투자하지만 너무 높은 가격에 사지는 않는, 즉 가치투자자의 입장에서 주식을 산 것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서로를 절충하면 됐지, 굳이 가치주 투자나 성장주 투자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GARP 핵심은 *주가순이익성장비율(PEG)입니다. 주가수익비율(PER)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로 나눈 값으로, 성장성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이 수치가 1보다 낮을수록 저평가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피터 린치의 GARP전략은 아래의 조건에 해당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었습니다.

1. PEG <0.5

2. 3년간 EPS 증가율 25% 이상

3. 부채비율 <100%

미래에셋대우에서도 지난 10월, 투자아이디어로 GARP 투자법을 제안했습니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투자를 다변화할 시점”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에서 성장성 있는 GARP 종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GARP 종목을 PEG가 0.2배 이하이면서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12개월 선행 PER 15배 이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 종목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어디에다 투자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인데?

이 대답에 대한 정답은 아무도 모릅니다. 미래를 안다면 진작에 떼돈을 벌었겠지만, 우리 중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죠.

누군가는 전통적 가치주가 앞으로 오를 것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장기적인 성장주 우위의 장세는 변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성장주니 가치주니 구분하기 보다는 그 둘의 장점만 합친 종목에 투자하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의견들을 참고해서 다음의 물음에 답해봅시다.

여러분은 이 중 어떤 의견이 가장 설득력 있나요?

그리고 내가 믿는 것과 다른 장세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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